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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충성 김

기 드보르 - 비밀이 지배하는 사회



우리 사회는, 자산가들의 집결된 재산을 은닉해주는 "유령회사들"에서 오늘날 사법절차를 초월하여 절대적인 자유를 누리는 국가의 거대한 영역을 엄호하고 있는 "국가 기밀 보호"에 이르기까지, 광고로 은폐된 조잡한 생산의 비밀 - 대부분의 경우 공포를 주는 - 에서 일반화된 미래의 여러 변화에 대한 예측에 이르기까지, 비밀을 토대로 구축된다. 지배층만이 이러한 예측을 토대로 자신이 그 존재를 전혀 인정하지 않을 것의 가장 그럴듯한 경로를 추측하면서, 그것에 대해 비밀스럽게 내세울 대답을 계산한다. 우리는 이와 관련해 몇가지 사실을 관찰할 수 있다.


수많은 장소들이 대도시들과 시외의 몇몇 공간들 속에 항상 마련돼 있다. 이 장소들은 접근이 금지된, 이를테면 모든 시선으로부터 감시.보호되며, 악의없는 호기심이 미치는 사정거리 밖에 있으며, 첩보활동으로부터 견고하게 엄폐되어 있다. 이 장소들 모두가 실제로 군사지대가 아니다. 그러나 이 장소들은 행인들이나 주민들, 그리고 심지어 경찰에 의한 어떠한 감시의 위험에서 벗어나 있는 전형들이다. 경찰은 오래전부터 오로지 아주 소소한 범죄의 감시와 진압으로만 그 역할이 축소돼 왔다. 바로 그처럼 알도 모로가 P2(Potere Due)의 죄수로서 감옥에 투옥될 당시, 그는 잘 찾아낼 수 없는 건물이 아니라 뚫고 들어갈 수 없는 건물에 감금돼 있었다.


비밀리에 행동하도록 양성된 수많은 요원들이 언제나 존재한다. 이들은 오직 그것만을 위해 교육받고 훈련한다. 이들은 보호된 자료들, 즉 이 자료들의 비밀스런 관찰과 분석으로 무장된 특수파견대이다. 그리고 비밀 사건들을 악용하고 조작할 목적으로 여러 전문 기술로 무장한 요원들이 있다. 마지막으로 "행동조"에 소속된 요원들은 분석한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여러가지 수단들을 준비하고 있다.


특수요원들에게 부여된 감시와 지배력을 위한 수단들의 증대와 함께, 이들은 매년 그들 자신에게 전체적으로 보다 유리해진 상황을 마주한다. 예를 들면, 통합된 스펙타클의 사회에서의 새로운 조건들은 이 스펙타클에 대한 비판이 실질적으로 은밀하게 행해지도록 강제하고 있다. 그것은 비판이 몸을 숨기기 때문이 아니라, 오락의 사고방식을 조장하는 강력한 연출에 의해 비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비판을 감시하고, 필요한 경우 그것을 부정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요원들이 있다. 이들은 비판을 표적으로 삼아 은밀한 곳에서 전통적인 수단들, 즉 선동과 침투 그리고 여러 방식에 의한 올바른 비판의 제거 - 이를 실행하기 위해 준비한 위장된 비판을 내세우면서 - 등을 최종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스펙타클의 일반적인 기만이 수천개의 특수한 기만들을 이용하는 가능성으로 인해 강화된다면, 불확실성은 언제나 증대된다. 의문의 범죄가 감옥이나 외딴 곳에서의 자살로 설명될 수도 있다. 논리적 사고의 와해는 사리에 어긋나게 제멋대로 진행되는 수사와 소송을 의미한다. 이러한 수사와 소송은 기이한 전문가들만이 행하는 기상천외의 시체부검으로 인해 시작부터 왜곡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략)


... 아주 빈번하게 지배층이 위장공격으로 엄호된다. 대중매체는 이 위장공격을 대서특필하면서 작전의 진정한 의도를 놓칠 것이다. 1981년 테헤로 중령과 코르테스에 주둔한 민간 치안대원들에 의한 이상한 습격이 그러한 경우이다. 이 기습의 실패는 보다 현대적인, 즉 위장된 또하나의 쿠데타를 은폐하고 있었다. 이 쿠데타는 성공을 거두게 된다.1) 동일하게, 1985년 프랑스 정보요원들에 의한 뉴질랜드에서의 사보타주 시도의 실패도 하나의 작전으로 볼 수 있다. 프랑스 정보기관은 아마도 자신의 임무 집행의 형태와 목표물의 선택에 있어 과장된 실수를 사람들로 하여금 믿게 하면서, 이들의 관심으로부터 또다른 수많은 과업을 수행했을 것이다. 1986년 가을 파리시의 지하 유전에 대한 조사가 요란스럽게 진행된다.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아주 터무니없는 자칭 석유탐사를 주민들에게 보여주면서 이들의 (정신.감각의) 마비와 복종 능력이 도달할 수 있는 지점을 측정하는 것이 거의 모두가 인정하는 이 지질조사의 의도였다.


미국 행정부가 이란에 불법적으로 무기를 판매한 사건 이후 권력은 아주 불가사의한 것이 됐다. 과연 누가 이른바 민주적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를 명령하고 있는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누가 민주적 세계를 명령할 수 있을까?


이 세계는 경제적 필연성에 대해 공식적으로 최고의 존중을 표하고 있다. 그런데 누구도 생산된 어떤 것이 실제로 얼마의 비용이 드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 사실 실질비용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결코 산정되지 않는다. 그리고 나머지는 비밀에 붙여진다.


1) 1981년 코르테스의 테헤로 중령이 의회에 난입해 쿠데타를 획책한 사건, 이후 쿠데타는 진압되었으나, 일각에서 이는 국왕이 실추된 인기를 회복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조작한 쿠데타라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출처 : 기 드보르, 《스펙타클의 사회에 대한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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